퇴직연금 공적화 시대, 은퇴 없는 세대의 시작 / 퇴직금이 사라지고, 연금만 남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은?
“그때가 2028년 봄이었죠. 퇴직연금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날이요.”김진우(48)는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. 20년 가까이 중소기업에서 인사노무를 맡아온 그는, 회사 앞 구내식당에서 급히 점심을 때우고 뉴스 속보를 본 순간, 자기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다. “이제 게임이 바뀌겠구나…”“사장님, 이직 전에 퇴직연금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?”2029년 9월.퇴직 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떴던 신입사원 이지우(24)는 입사한 지 겨우 3개월째였지만, 어느 날 퇴직연금 어플을 열고 깜짝 놀랐다.“벌써 제 계좌에 적립금이 있더라고요. 작지만 뿌듯했어요.”그녀가 다닌 스타트업은 30인 미만의 소기업이었다. 과거라면 이런 회사에서 퇴직연금은커녕 퇴직금도 ‘희망사항’일 뿐이었지만, 이제는 아니다. 의무화..